책과 음악, 영화 57

도망가지 말고 즐겨야 할 항구라네-

한 직장에서 햇수로 4년째- 3년 초까지는 야근도 웃어가며 열심히 했었는데, 올 봄부터는 힘들다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스스로 왜이러지 왜이러지 하면서 지쳐있는 내 모습에 더 우울했는데, 그런 지쳐있는 것도 결국은 하나의 큰 과정 속에 있다는 걸 이해하려 노력 중이다. 정박해서는 안 될 항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잠깐 쉬어가고 있는 거라고- 돛을 내리고 낡은 음악과 함께 구리빛 맥주 한 모금 하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 너무 급히 떠날 생각 하지 말고 삐걱대는 침대에 취한 채로 누워 잠깐 눈 붙이고 갈 때라고- 그렇게 스스로 위로하며 또 선원들을 하나둘 끌어모아야겠지-

찡-

서비스 하면서 고객사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듣는 건 참 드문 일이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지- 오늘 고객사 행사 잘 끝내고, 담당자가 따뜻하게 포옹해주셔서 진짜 뿌듯- ㅠ-ㅠ 지금까지 3년 넘게 일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어쩌면 처음인 것 같기도 하고- 글 쓰면서 다시 담당자 얼굴을 떠올리니 괜시리 찡해지네- * 10.30 추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기쁨을 나눌 수 있겠다 싶어, X배너 제작업체, 포스터리플렛 출력 업체, 백월 제작 업체, 그외 행사용품 대여 업체 담당자한테 고맙다고 전화 한 번씩 돌리는 중- 특히 금요일 5시 30분에 넘겼는데도 월요일 오전에 리플렛 400부, 포스터 100부 출력해 준 업체 ㅠ 감사드립니다.

스카웃

오늘 헤드헌터한테서 전화가 왔다- 사실 어디 이직하겠다고 올려둔 적도 없는데, 어찌어찌 전화번호 알아서 연락하더라. 뭐 이 일 하면서 전화번호 정도야;;; 지하철역 입구 무가지처럼 마구마구 퍼가세요 됐지만;; 이직 제안 하더라. 비슷한 업종의 글로벌 회사로- 근데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니 내가 빠질 상황도 아니고, 그 쪽 회사라고 다를 바 없을 거라는 생각 들어서 일단 거절- 근데 이직할게요 하면 바로 이직 가능한건가? ;;; ㅎㅎ 갑자기 궁금해지네- 저녁에 다른 회사 다니는 친구한테 물어보니, 오히려 연봉 짜다고 거기나 여기나 마찬가지라고 하네- 앞으로 안부차 종종 전화한다고 하니, 뭔가 직장인 된 듯한 느낌;;; - 야근하다가 끄적끄적

일 안 될 때

요즘 참 일 안 된다- 얼마전 추신수 경기를 보다가 해설자가 "선수들은 시즌 중에 짧은 슬럼프를 겪기도 하고 긴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고 하던데- 우리네 일하는 모습도 그런 듯 하다. 어떻게 보면 동료의 적시타에 홈베이스를 밟고 들어와 동료들의 환호를 받는 날보단 밟지 못한 1루를 쳐다보고 아쉽게 돌아서는 날이 많겠지- 결국 이런 슬럼프의 원인은 "이유"인 듯 하다. 왜 여기 있는지, 왜 이걸 해야하는지- 그 이유가 없이 서 있으니 자꾸만 바람에 흔들리고, 돌부리에 넘어지고 하나보다. 다시 일어나겠지- 짧은 슬럼프든 긴 슬럼프든 끝은 있기 마련이니까- 힘내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