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추석 연휴의 마무리는 평소와 조금 달랐습니다. 남쪽 바닷가인 고향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난생 처음인 어느 곳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을 하늘이 아주 적당해서 아마 도로 위의 많은 귀경객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평소였다면 그냥 생각만으로 끝났겠지만 이틀하고도 반나절이나 남은 연휴가 저와 아내를 움직였습니다. 조금씩 답답해져가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도착한 곳은 청주였습니다. 아내는 난생 처음이었고 저는 대학교 시절 학회 MT로 청주에 사는 후배집에 놀러 갔던, 얼마 남지 않은 기억을 꺼내 아내와 나눴습니다. 남청주 톨게이트 근처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며 어디를 갈까 스마트폰의 화면을 뒤적여보았습니다. 상당산성, 국립청주박물관 그리고 운보의집. 1박을 하며 3곳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