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바로 앞둔 날 전세 계약을 마무리하러 아내와 부동산을 찾았습니다. 중개사분께 반갑게 인사를 드리는데 표정이 안 좋으시더군요. 붉은 눈시울에 한 손엔 휴지를 들고 계신 모습이 방금까지 울고 계셨던 거 같더라고요. 매번 뵐 때마다 밝고 활기찬 분이었기에 살짝 놀란 마음이 생기며 무슨 일이 있으신가 자연스레 걱정이 됐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금 나누다 혹시 무슨 일 있으신건지 여쭤보니 중개사분께서 조심스레 하소연을 하시더라고요. 그 사연은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였습니다. 시어머니가 아들만 셋인데 다른 아들네 며느리들은 바쁘다며 음식 준비를 하지 않아서 그동안 혼자서 해오셨다고 합니다. 그게 억울하지만 마음이 약해서 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속만 썩이고 계신 거였죠. 제 아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