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살

[아내가 임신했다] 어리둥절한 6주차

정계피 2018. 9. 24. 14:36

결혼 6년차, 아내가 임신을 했다.

무던히 가지려고 애를 썼던 적이 있었고 문턱에서 아픔을 겪기도 했고 인공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별소용은 없었지만 '아이는 하늘이 내려준다'라는 말을 어렴풋이 깨닫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아내의 임신 소식. 하늘이 별안간 마음을 썼나보다.


6주차에서 7주차로 넘어가는 중.

아내는 잠이 많아졌고 울렁거림이 심해 아무것도 먹고 싶어하지 않지만 꾸역꾸역 먹을 수 있는만큼은 삼키고 있다.

말 그대로 손톱 크기일 아이는 아내의 몸 속에서 제 몸의 반이나 되는 심장을 끌어안고 온몸으로 세차게 두근대고 있다.

아직 어리둥절한 나는 힘닿는대로 집안일을 하고 요리를 하고 책을 보고 셋의 앞날을 생각해본다.


아내의 울렁거림이 심하고 가슴에서는 통증을 느낀다. 

의사 선생님은 그게 임신 초기의 자연스런 증상이라 한다.


익숙했던 많은 것들이 안녕을 고한다.

지금의 비정상을 정상이라 믿고 안심하며 그저 아내와 손을 마주잡고 배를 쓰다듬으며 괜찮을거라 기도할 뿐.

그렇다. 하나의 생명이 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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