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덧으로 시작할 것처럼 보였던 아내의 입덧은 8주차에 접어 들면서 입덧 다운(?) 입덧으로 바뀌고 있다.
울렁거리는 속을 참아내며 애써 먹을 수 있는 만큼은 먹으려는 아내의 모습이 안쓰럽다.
그렇게 힘들게 먹은 음식을 이내 토해낼 때는 더욱 그렇고-
그저 지켜보는 것, 가만히 등을 쓸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것도 마음 아픈 일이다.
한 번씩 구토를 하게 되니 밥 먹는 게 무서워지기도 하고. 그래도 어쩌겠나.
먹는 순간만이라도 맛있게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케첩만 넣고 해도 될 소세지야채볶음에
난생 처음 데미그라스 소스까지 만들어가며(백종원 쉪, 감사합니다)
유난을 떠는 건 그런 바람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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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새 출퇴근길에 (저 유명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어 냈다.
모리 교수님은 말했다,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하리"라고.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와 재능을 갖추고 있더라도 사랑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거다.
너두나두 이 단순한 진리를 꽤나 잘 안다. 하지만 온전히 느끼고 행동하는 이는 얼마나 되는가.
모리 교수가 위대한 까닭은 죽음 앞에서도 아름답고 당당하게 그 진리를 실천하고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가족을 키워가는 일은 그 진리를 조금씩 깨우쳐보라고,
누군가 나에게 준 기회일거란 생각이 든다.
많은 이들이 혼자로도 충분하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하나의 퍼즐 조각이리라.
(어떤 이는 두 개 정도의 퍼즐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서로 사랑하고 관계를 맺으며 퍼즐을 맞춰나가는 일,
그것이 결국 삶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오늘밤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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