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살

고양이와 같이 산다는 것 #1

정계피 2012. 11. 23. 17:42

"어쩌다 우리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

 

오늘도 말썽을 부리곤 커텐 뒤에 숨어 눈치를 살피는 우리집 고양이를 보며

아내와 시작하는 속상한 투의 대화-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은 해봤지도,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녀석은 손바닥만한 쇼핑백에 담겨 우리집에 왔다-

 

그렇게 3개월이 훌쩍 지나고 보니,

몇 가지 고양이를 키우면서 드는 생각들이 있다

 

그중 한 가지,

1. 동물은 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다 - 특히, 고양이는

 

고양이를 잘 알지 못했고, 우리집 고양이가 작았던 시절에는

이름을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 작은 목소리로 냐옹냐옹 거리고,

저녁이 되면 품에 쏙 들어와 이불 속을 따뜻하게 해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언제? 내가 원할 때!!

 

하지만 고양이는 자신이 원할 때에만 움직인다!!

이 이기적이고 도도한 생명체는 결코 내 것이 아니었다.

 

우리 부부는 녀석이 가끔 베푸는 은혜에 감사할 수 있을 뿐,

숙식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녀석에게 어떤 행동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점을 이해해가고 있고, 그래서 녀석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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