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살

야근 택시 잡기

정계피 2012. 6. 1. 15:00

어제 야근하다가 12시 30분쯤 회사 나와서

집에까지 걸어가는데(약 30분 걸리지만 청계천 + 광화문 끼어있어서 걷기 좋은)

 

시간이 시간인지라

수많은 직장인들이 지나가는 택시들을 향해 러브콜 中

 

그 중에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는데,

 

여성 혼자 택시를 잡고 있었는데 뭔가 불안한 눈치

그리고 약 30m 떨어진 거리에서 남자 한 명이 여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

 

택시를 잡지 못한 여성은 계속 걸어가면서 택시 잡기 시도

그 남자는 그 여성을 간격을 유지하며 쫓아가는거다, 뛰어서 쫓는 게 아니라 그 간격을 유지하면서 은근히 걸어가는-

 

여성분은 계속 뒤를 돌아보면서 그 남자가 쫓아오는지 안 쫓아오는지 보고 택시 잡기 시도-

 

순간 나는 저 남자 이상하다는 생각부터 둘이 싸운 커플인가? 라는 생각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듬

 

걸음을 빨리해서 여성분을 따라잡으면서 곁눈질하니,

30대 중반 정도의 여성분으로 캐쥬얼한 복장이라 일반 직장인을 아닌 듯한 눈치-

오히려 공부하는 분의 분위기-

 

생각 이상으로 표정이 불안한 것 같아서 따라 잡은 후 버스 정류장에서

오지도 않을 버스를 기다려보는 척 하며 사태 주시-

 

여전히 간격을 두고 남성은 여성을 쫓고 있었고,

여성분은 걸음을 재촉하며 택시 잡기 시도-

 

급기야 여성분은 대로변이 아닌 골목으로(흥국생명 건너 금호아시아나 모퉁이) 들어가면서 택시 잡기 시도

남성분은 여전히 같은 간격을 유지하며 골목길로 따라감

 

나는 안 되겠다 싶어서 여성분에게 접근 시도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저 남자 아시는 분이세요?" 부터 "애인처럼 구세요"라는 촌티팍팍나는 영화 장면을 떠올림

(솔직히 이런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저 떠오르는 건 몇몇 영화였음)

 

여성분과의 거리가 10m 정도 됐을 때

다행히 여성분은 택시 타기 성공- 휴-

 

그러자 그 여성분을 지켜보던 남자도 택시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이동-

 

설마 따라가진 않겠지- 하면서 집으로 걸어갔네요-

 

참- 세상 흉흉하네 ㅠ-ㅠ

 

 

'삶은 살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튜디오 촬영 소감  (0) 2012.09.10
사람들은 아프다  (0) 2012.07.21
다행  (0) 2011.11.09
어깨가 뻐근해 ㅠ-ㅠ  (0) 2011.09.19
확신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노력하자  (0) 2011.05.31